"1세대 한국학이 세계인을 상대로 한국에 대한 팬클럽을 만드는 존재였다면, 차세대 한국학은 한국의 앰배서더(대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겸 국제학부장(53·사진)이 지난 22일 고려대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글로벌 한국학 2.0' 개념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기존 글로벌 한국학은 인문학 중심이었는데,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게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라며 "세계에서 한국 위상이 높아진 만큼 새로운 한국학이 필요하고, (주요 콘텐츠는) 경제·통상·국제관계·개발 등 그간 한국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사회과학 중심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BTS가 빌보드차트 정상에 오르고 영화 기생충, 미나리가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세계 무대에서 하나의 축이 됐다"며 "이제는 단순히 한국 문화를 외국에 알리기 위한 한국학에서 한 단계 나아갈 때"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한국학 2.0'의 초점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해 활동할 경제·외교통상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국제통상, 국제평화안보 경험과 정책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유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개발경험을 토대로 아프리카·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경제개발에 공헌할 수 있다"며 "우리는 새마을운동과 그 이후 초고속 인터넷망을 토대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혁명 등 수많은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는 '글로벌 한국학 2.0' 차원에서 글로벌한국융합학부를 신설해 2022학년도 첫 번째 신입생을 받을 계획이다. 신규 학부 개설과 함께 기존 운영되던 국제학부 체제는 국제대학 체제로 격상된다.


이 원장은 "기존 국제학부가 우리나라 학생들을 키워 세계로 내보내는 아웃바운드(out-bound·밖으로 내보냄)라면, 글로벌한국융합학부는 세계의 인재를 불러 한국 경제·통상 전문가로 육성하는 인바운드 개념"이라며 "이로써 국제대학은 한국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한국으로의 양방향 한국학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신설 학부는 정원이 내국인 학생은 5명으로 정해져 있지만, '정원 외'인 외국인 유학생은 70~100명대에서 유동적으로 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식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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