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목적은?
(이재승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장, SBS 안상우 기자)

우크라이나에 드리운 전운이 결국 현실화되었다. 실질적으로 러시아의 진격을 막을 효과적인 방법은 없어 보인다. 미국과 NATO가 군사개입을 할 명분도 뚜렷하지 않고, 특히 아프간이나 중동에서 철군을 해 버린 미국으로서는 다시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 제재는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이미 크림반도 사태 이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러시아로서는 충분한 내성이 생긴 상태이다.
기본적으로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진 체스판이었다. 미국과 서방이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승부(stalemate)였는데, 푸틴 입장에서 패를 놓을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여러 카드를 동시에 흔들며 최대의 혼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국제적인 이미지 실추에서 오는 손실보다, 강하고 무서운 러시아라는 이미지를 가져오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입 자체는 쉬울 지라도 출구 전략은 훨씬 어려울 것이다. 러시아가 그 부분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주요한 포인트이다. 어쩌면 많은 예상보다 훨씬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만약 러시아가 사라지고 소련이 등장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국제질서는 또다시 힘의 정치로 향한다. 말의 외교는 유한하다. 전체주의 국가와의 협약은 더욱 그렇다. 같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더라도, 역사의 교훈은 반복된다. 이 시각에도 여전히 판은 요동치고 있다.